페이트 스테이나이트 헤븐즈필 2장 Fate/stay night Heaven's feel 로스트 버터플라이 리뷰입니다.
원작게임이 나온지 15년이 흘렀고 이미 루트별로 내용이 많이 알려져있으므로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일단은 본문내용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빨간옷이 잘 어울리는 사쿠라
원작을 몰라도 극장판 1장을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헤븐즈필은 사쿠라의 이야기입니다.
1장에서는 이야기의 큰 그림을 그리는데 집중하여 사쿠라가 크게 부각되지않은 느낌을 받았습니다만
2장은 사쿠라의 각성을 그린 이야기로 처음부터 끝까지 사쿠라의 이야기로 채워집니다.
페이트 세계관에서 가장 어두운 과거를 끌어안고있는 사쿠라답게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어둠 그 자체입니다.
타입문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어둠에 매력을 느끼실테고 저역시 그렇습니다.
그러므로 페이트 팬들이 환호할만한 작품인 동시에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얻기에는 어려운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저 어둡기만 하다고 작품이 매력적으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을 뒷받침하는 탄탄한 이야기 구성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이번 2장은 매끄러운 전개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제가 가장 놀랐던 점은 액션씬의 퀄리티입니다.
유포는 항상 고퀄리티의 액션을 보여줬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번에도 기대감을 갖고 봤습니다.
보통 기대감을 갖고보면 기대에 못미치거나 적절히 만족스럽거나 둘중하나인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기대이상의 퀄리티에 입을 다물수가 없었습니다. 특히 흑화세이버와 버서커의 전투씬은 정말 놀라움의 연속입니다.
괴력으로 자신의 몸조차 잘 가누지못하는 버서커의 전투스타일을 잘 표현하였고 그를 상대하는 흑화세이버의 유연함도 상당합니다.
감히 말하는데 유포테이블의 역대급 액션씬이라고 봐도 무방할정도로 대단합니다.
매력적인 분위기와 탄탄한 이야기 구성, 뛰어난 액션씬외에도 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또 하나의 요소가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고퀄리티의 배경입니다. 애니메이션은 주로 캐릭터의 움직임에 집중하기 마련이지만 의외로 배경이 큰 역할을 합니다.
리얼리티가 있는 배경이 높은 퀄리티로 꾸준히 노출되면 시청자에게 자연스럽게 현장감을 주입하여 몰입감을 끌어올립니다.
특히 일출과 일몰의 색감을 극적으로 활용하여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어 액션씬과는 다른 매력의 보여줌으로써 밸런스를 잡습니다.
연출에 대해서도 몇가지 말해보자면 사쿠라의 각성시 활용된 씬은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아름답고 귀여운 것과 고어틱함을 섞음으로써 묘한 기괴감을 주는데 이 분위기가 정말 오묘해서 말로 형용하기가 어렵습니다.
단지 그런 연출을 차용한 것에만 그치면 작품과 잘 어울리지않을 수도 있는데 바로 길가메쉬와의 전투로 이어지면서 설득력을 올립니다.
그리고 사쿠라를 보고있으면 공의경계 통각잔류의 아사가미 후지노의 캐릭터와 겹쳐보이기도 합니다. 마음속깊이 내재된 자신의 또다른 모습을 부정하고싶지만 그렇지 못하고 각성하는 모습이 그렇습니다. 정확히는 후지노는 자기합리화를 하며 살인행위를 즐기지만 사쿠라는 처음부터 자신은 추악하다는 것을 인정하며 제어하지못해 살인행위를 한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겹쳐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이것도 모티브를 얻었다고 볼 수도 있으나 단지 이것은 같은 작가의 이야기에서 나온 연출이므로 자가복제에 가깝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OST대해서도 조금 이야기를 해보자면 이것 또한 공의경계의 방식과 흡사해보입니다.
공의경계는 각 장에 주된 테마를 가사에 담아내어 엔딩곡을 썼는데 이번 헤븐즈필 2장의 'I beg you'도 그렇습니다.
물론 1장 엔딩곡에서도 점점 무너져가는 사쿠라의 모습을 잘 담아냈지만 이번 2장의 엔딩곡은 말그대로 사쿠라의 완전해방입니다.
영화를 다보고 엔딩곡을 듣고있으면 사쿠라의 감정에 공감되어 너무 몰입되는 나머지 소름이 돋기도 합니다.
그래서 다음편 예고를 보기전까지 심심하지 않아서 좋습니다. 2020년봄 3장이 무척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