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의 라이온 2기 4화 리뷰입니다.
아직 안보신 분들에게는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하시고 감상하신 후에 보시기를 권장합니다.

먼저 갑자기 평소에 쓰지않던 TV시리즈 특정화수 리뷰를 쓰는 이유를 밝히면 이번 4화가 유별나게 좋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방영된 3월의 라이온 화수중에 단연 최고였습니다.
제가 이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화수이기도 했습니다.
일단 4화의 전체흐름은 히나타의 이지메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있습니다.
3화에서 살짝 어두운 모습의 히나타를 보여주면서 암시를 한 후에 4화 도입부터 엔딩까지 쭈욱 히나타에 대한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항상 밝은 모습으로 주변까지 밝게 만들던 히나짱이 이지메를 당하고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엄청난 충격입니다.


주인공 키리야마는 그런 히나타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과거를 떠올립니다.
그 때 누군가가 나에게 손을 내밀어줬다면 어땠을까?
내가 그렇게 생각했는데 지금의 히나타에게 손을 내밀지 못한다면 그보다 어리석은게 있을까?
만감이 교차하면서 키리야마는 울고있는 히나타에게 살며시 손을 내밉니다.


차가운 파란색의 강물을 배경으로 울고있는 히나타에게
따뜻하고 포근한 조명을 배경으로 손을 내미는 키리야마의 손이 대조적으로 보입니다.
색감으로 감정의 온도를 표현하는 연출은 볼 때마다 항상 좋았지만 이번에는 특별히 더 소름돋게 좋았습니다.






이번화수에서 가장 신기하면서도 기억에 남는것중 하나가 인물의 달리기 묘사입니다.
원래 일본 애니메이션은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표현방식을 기원으로 하고있습니다.
그림의 디테일을 살리는 대신 동화매수를 줄이는 방식을 취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달릴 때의 직접적인 묘사는 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대사할 때 입만 움직인다던지 팔과 다리를 따로 그려서 합성하는 형식을 취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인물이 달릴 때는 온몸을 사용하기 때문에 부분합성이 어려워지고 한장한장 몸 전체를 새로 그러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4화에서는 약 40초동안 키리야마와 히나타의 달리기를 직접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부분적으로 리피트도 있는 그림이였지만 작화하는 입장에서는 확실히 그리기 까다로운 달리기를 꽤 오랜시간 표현합니다.
동화합성을 하지않는 샤프트의 이런 표현은 키즈모노가타리에서 아주 극단적으로 잘 표현이 되어있습니다.
키즈모노가타리의 경우 극장판이라는 명목으로 그정도는 할 수 있지 하면서 대수롭지않게 넘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3월의 라이온은 TVA입니다. 효율적인 작업방식을 취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지만 꿋꿋하게 그걸 표현해냅니다.
이렇게 굳이 힘든 방법을 선택한 이유는 이런 연출이 세밀한 감정표현을 하는데 있어서 필요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겠죠.
샤프트의 이런 장인정신은 똑같이 TVA에서도 이런 방식을 취하는 유포테이블이나 쿄토애니의 장인정신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마지막에 슬픔을 나누고 기쁨으로 승화시키는 저녁식사 장면은 정말 압권입니다.
굳이 대사를 이것저것 넣는게 아니라 음악이 쭉 깔리면서 따뜻하게 흘러가는 시간을 그대로 놔두는 표현은 정말 예술입니다.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움직임이 상당히 많이 들어가있는걸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쿠션이 많이 들어간 움직임은 보는것 만으로도 즐겁습니다.
최근에 3월의 라이온 실사영화를 봤는데 전체적으로 나쁘진 않았지만 내용생략이 많고 전개가 빠른게 아쉬웠습니다.
역시 이런 소소한 디테일을 표현하려면 영화보단 TV애니메이션이 적절한 것 같습니다.
애니메이션을 보는 즐거움을 다시한번 깨닫게 해준 3월의 라이온 작품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남은 이야기를 기대해봅니다.